여러가지 기기를 사용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동안 블루투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우선은 블루투스 헤드폰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다지 매력도 없었고 회사에서 간간이 사용하던 무선 기기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는 짜증 그 자체였다. 본체와 30cm 떨어지면 랜덤으로 작동을 멈추는데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런 걸 왜 사용했느냐고 묻는다면 거래업체에 잘보이고 싶었던 딸랑이 상사 때문이었다고 해두자.
그러다가 최근 동료가 사용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눈여겨보면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결국 시험삼아 구입해서 사용해보자는 결심을 한 후 구입한 것이 바로 아래의 루빅스 NC1 블루투스 이어폰이었다.
목에 걸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귀에 착용하는 스타일로 상당히 편하고 나의 MP3인 YP-P2와 정말 연결이 잘 되었다. 비록 뒤로 넘어가는 줄이 불편에서 줄을 앞쪽으로 하고 착용하고(물론 안들을 때는 반대로 돌려서 목에 걸어 놓거나 가방속에 보관함) 클립 2개을 끼워 줄이 엉키거나 늘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나름 모양이 괜찮았다. (칼라 클립)
특히 편했던 것이 어깨에 매기 곤란한 가방을 마음껏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손에 드는 가방은 MP3를 가방 안에 넣으면 이어폰 줄이 짧아 손에 들고 다니기 어렵다. 연장선을 쓰면 되지만 여간 걸리적 거리는게 아니다. 버스안에서 앞사람 베낭에 걸려 단선이 되는 경험이 여러차례... 이런 점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은 완전한 손의 자유를 선사한다.
특히 루빅스 NC1은 음질이 상당이 좋은 편이라고 느껴졌다. 아무래도 원래의 P2에 직접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보다는 약간 음질이 떨이진다고 느껴지지만 크게 무리는 없다. 오히려 저가 이어폰보다 좋다. 내 귀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 이어폰은 자석으로 붙게 되어 있어 정말 편리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으니,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이 왼쪽 이어링 부분이 떨어진 것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찢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무 부분에 흠집이 갔다가 귀에 넣고 빼는데 점점 벌어진 것인데... 결국 어찌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착용을 포기했다. 그나마 친구가 "너처럼 물건 곱에 쓰는 사람 손에서 이렇게 되었다만 원래 약한거야. 쯧쯧"라고 말해줘서 위안을 삼는다.
그래서 결국 새로운 블루투스를 찾다가 feel 이 딱 꽂혀버린 제품이 바로 아래의 소노릭스C3 이다.
진짜 진짜 가볍고 작고 디스플레이창까지 갖춘 제품이다. 평들도 꽤 좋아서 NC1보다 배의 가격을 함에도 그냥 구입했디. 그러고보니 NC1이 3만원대, C3는 6만원대이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클립형이다. 옷깃에 꽂아서 사용하는 스타일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목걸이 연결줄이 있는 줄 알았다. 없어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그런데 여름이라 옷이 얇다보니 제대로 물리기가 어려웠다. 또 옷이 축 처지기도 하고... 결국 NC1의 목걸이형이 그리워 목걸이형 이어폰에 걸어서 사용하기로 했다.
언젠가 우연히 손어 넣었던 파나소닉 RP-HNJ200 목걸이형 이어폰이 있어서 아래 연결부분을 C3의 클립 위쪽에 끼우니 위와 같이 해결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이어폰을 목에 걸자 너무 길었다. C3가 거의 배꼽부분까지 내려온다는 것이다. 길어도 너무 길다. 이것저것 방법을 생각해보다 해결책이 없어서 결국 이어폰을 하나 사기로 했다. 줄길이 조절이 가능한 걸로... 그렇게 해서 또 다시 구입한 것이 크래신 LMX-E630S이다. 아래쪽 오른쪽 사진의 하얀색 이어폰이다. 줄길이? 조절된다. 다른 형태는 목걸이 형이나 거의 같고 이어폰 연결 부분을 빼주면 일반 이어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RP-HNJ200과 LMX-E630S 모두 커널형이라 귀도 편하다. 가격은 각각 13,000원(공짜로 생긴 것이라 검색해 본 결과임) 20,000원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안됐다. 줄길이는 조절이 되는데 아래 연결단자를 C3의 이어폰 연결단자를 연결하면 줄이 남는다. 너무 많이 남아서 제대로 모양이 안잡히고 C3가 이러저리 빙글거리며 돈다. 모양 정말 안나온다. 줄이 엄청 엉킨다. 결국 RP-HNJ200의 뒤쪽 연결 부분을 아래와 같이 묶어서 줄을 짧게 줄여서 쓰고는 있지만 역시 불편하다. 두개의 이어폰을 때때로 바꿔주며 사용하고 있다. 뭔가 대응책을 찾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분리했다 착용할 수 있는 목걸이형은 없는 걸까? 커널형으로... 상당기간 검색을 계속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에휴...
이제 C3에 대해 불만을 좀 얘기해야겠다. 처음 구매하고 페어링하고 기쁜 마음에 음악을 들었는데 정말 말도 안되게 끊어짐 현상이 있었다. 정확하게 1~2초 간격으로 음이 끊어졌다 이어졌다는 반복하는데 도저히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연결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 자체가 지독히도 끊어지는 것이다. 결국 다음날 본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불량인것 같다고 보내달라는 것이다. 추석전이라서 부지런히 보내고 추석 연휴 끝나고 며칠을 기다리다 전화를 했더니 전화한 날 발송을 했단다.-_-;; 결국 사고나서 2주만에 다시 받아서 페어링해서 들을 수 있었다. 추석이 끼어있으니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온 AS결과서를 보니 제품 교환 해주겠다던 당초의 얘기는 간데없이 RF패널(보드) 교체로 나와 있었다. 그다지 따지고 싶지 않아서 그냥 쓰기로 했다. 처음에 전화 받던 분은 친절했는데(택배도 착불로 보내라고...) 나중에 전화받은 분은 좀 느낌이 묘했다. 불친절한 것은 아닌데 고객의 불만 전화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은 그 반응은 뭔지... 나름 친절하게 상황을 물어보는 나에게 대단히 무미건조하게 발송했다고 하면서 한숨 한 번 쉬고 운송장 번호까지 불러주는데 그 억양없는 자동 반응이란... 왠지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아마도 동일한 고장이 많았던 것인지...
수리되어온 C3는 극심한 끊김현상은 없어졌다. 제대로 작동한다. 아침에 버스 안에서도 안끊어지고 걸어가면서도 그다지 안끊어진다. 그런데 이걸 쓰면서 짧은 기간 사용했지만 NC1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 것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똑같은 출퇴근 길, 똑같은 출장길, 똑같은 가방과 똑같은 거리인데 단 한 번도 끊김현상이 없었던 NC1에 비해 C3는 자주 끊김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일정 지역에 가면 어김없이 끊김현상이 생기는걸 보니 전파의 영향이 아닐까 한다. 또한 배터리가 다되어 가는 시점에서 끊김현상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솔직히 가격대비 NC1을 다시 사서 쓰고 싶은 심정이다. 다행인 건 못들어줄 정도는 아니며 기기마다 다를 수 있으니 C3를 함부로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뽑기운이 나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뽑기운이 좋았던 것에 비하면 솔직히 인상은 별로 안좋지만...
또 한가지 문제는 음질이다. 왜 나는 NC1이 C3보다 음질이 더 좋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C3가 음질이 나쁜 것은 절대 아니지만 P2 번들용 이어폰(P2와 환상 궁합)을 연결했을 때 확실히 음질이 답답하다. NC1은 다른 이어폰을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그렇다. 위의 두개의 이어폰도 분명 음질 차이는 있다. RP-HNJ200은 무난한 음질을 보여준다. P2 번들용(모델명이 가물가물...)보다 답답한 음질이지만 크게 무리는 없다. 문제는 LMX-E630S인데... 이게 참 오묘하다. 쨍쨍거리는 소리가 많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중저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베이스가 매우 약하게 들리는데, 결국 RP-HNJ200보다 소리는 덜 답답하지만 베이스 울림음이 잘 안느껴져서 공중에 붕뜬, 찡찡거리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
이어폰의 문제와는 별도로 C3를 통해 들을 때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흠...예전 테이프가 늘어진 것 같은 소리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소리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끊김현상이 심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민감한가 해서 블루투스 해제하고 P2만으로 들어보았지만 이상은 없었고 이어폰 부분이 고장인 NC1으로도 들어봤지만 이상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같은 장소에 서서 30분(나름대로 괴짜 반열에 든다는 누군가의 멘트를 들으며) 정도 바꿔가며 테스트 했으니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정확하다고 본다. 결국 C3의 문제라는 것인데... 이것도 C3에 대한 나의 인상을 좋게 만들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막귀라고 자부하던 내 귀...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같다. 참고로 애용하던 이어폰인 젠하이저 MX-500과 AKG의 K-14p는 각각 한쪽이 안들리는 부상 발생으로 눈물을 머금고 퇴출시켰다. 아마도 나는 또 다른 이어폰에 눈을 돌릴 지도 모른다. 겨울이 오면 목걸이 형 이어폰 집어치우고 옷깃이나 주머니에 C3를 끼우고 다른 이어폰을 쓸지도 모른다. 블루투수 헤드셋은 아직은 전혀 생각이 없다.
그동안 사용하던 이어폰이 오픈형이라 처음에 커널형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다. 외부 소리가 물속에서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뭔가 귀속에 있다는 것이 오픈형과 달라서 2~3일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확실한 건 커널형이 귀가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오픈형(공기 완충이 없는) 이어폰 때문에 발갛게 귀가 허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어쨌든 말하고 싶은 것은 불루투스가 생각보다 편하다는 것이다.
블루투스 지원하는 헨드폰을 사면 멀티 페어링도 해볼 생각이다. 블루투스의 장점은 무엇보다 선으로부터의 자유이며(생각보다 이거 상당히 좋다) 단점은 충전에 신경써야 하는 기기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이다. 대략 6시간 정도 가는 것 같은데 귀찮아서 하루에 한 번씩 충전하고 있다. 표준 충전기가 아닌 것이 아쉽다.
갈 길이 참 멀다. 그 길을 제대로 가려면 돈도 잘 벌어야 하는데,,,
추신: 글을 쓰다보니 C3에 대해 상당히 안좋은 평을 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한다면 가격대비 성능은 NC1에 대해 C3의 완패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내가 뽑기를 잘못해서 기기적인 결함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 같은 제품을 여러개를 사서 테스트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이제까지 제품을 사자마자 AS 받은 것도 C3가 처음이고 이처럼 다양하게 갖가지 이상 증상을 발견한 것도 처음이다. 그렇다고 사용을 포기할 정도는 절대 아니므로 고장날 때까지 사용할테지만 다시 소노릭스 제품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다른 회사 제품들에 대해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 제품에 대해 무조건적인 불만을 터뜨릴 생각은 없으며 아직 다른 분들의 고생기(눈물나는)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생각하고 잘 써야겠다. 한마디로 블루투스의 편리함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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