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네이버 블로그의 숲속여왕님(http://blog.naver.com/khsn1681)의 레시피를 스크랩해서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서 별로 걱정하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시작하고 나니 찜통이 없다는 점이 그제서야 떠올랐다는 점이지요.
이사할 때 예전에 쓰던 것을 버렸는데 새로 사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이런...
결국 시작한 반죽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무작정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요리하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요리 불로그 운영하시는 분들을 새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정말 힘드네요.
일단 시작해보겠습니다.
실제 레시피는 숲속여왕님의 블로그를 참조해주세요.
밀가루를 두컵 계량해서 넎어주세요. 저는 예전 밥통의 계량컵을 사용했습니다. 눈금도 있어서 나름 괜찮은 계량컵입니다.
다음으로 막걸리를 그냥 부어주시면 됩니다. 양은 1컵 반 정도면 되는데요, 저는 위에 밀가루가 두컵보다 좀 많아서(애매하게 남아서 다 부어버렸습니다.-_-;;) 막걸리를 두 컵 넣었습니다.
막걸리는 효모가 살이있은 것이면 더 좋다고 하는데 전 그냥 몇 달전 사서 냉장고에서 뒹글던 녀석을 사용했습니다.
소금을 약간 넣어주세요. 천일염도 다 떨어져서(-_-;;) 구은 소금을 넣었습니다. 약간만 넣으면 되는데 구은 소금이 염도가 좀 떨어져서 저 만큼 넣었어요. 적당히 가감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설탕입니다. 원래는 백설탕을 3큰술 넣어야 하지만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그린스*트를 저만큼 넣었습니다. 많아보이지만 위를 싹 깎은 것이라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아요. 황설탕 써도 됩니다. 사실 집에 백설탕이 없어서 있는 것 넣은 거예요. 깊은 뜻 뭐 이런거 없습니다.
마구 넣어주시면 됩니다.
섞어주세요. 마구마구... 들어갈 재료는 다 들어갔습니다. 원래 이스트나 각종 고명도 들어가야 하지만 전 그냥 기본적인 술빵의 맛을 선호하는 관계로 다 생략했습니다. 건포도나 옥수수 등을 넣어주시면 더 맛있어요.
랩을 씌워서 상온에서 3시간 정도 발효시켜 주세요.
3시간쯤 지나면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요렇게 부플어 오릅니다. 재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많이 안부플어도 실망하지 마세요. 사실 저도 막걸리가 빵 만들기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이 안부플었어요.
이 단계에서 준비한 고명을 넣고 한 번 섞어주시면 됩니다. 발효전에 고명을 넣는 것이 아니라 이 단계에서 넣어야 하구요 한번 섞어서 안쪽 공기를 약간 빼주셔야 골고루 공기층이 섞입니다.

자!!~~~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네, 위에서 말한대로 찜통이 없습니다.
만들어놓은 재료를 버릴 수야 없지요.
결국 이걸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절대 제대로 안될 거라는 걸 알지만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용법은 아실거예요. 저기 밑판에 물을 부어주고...
저거 먼지 아닙니다....
부속품 중 빵 틀에 술빵 반죽을 부어줍니다.
위쪽 캡을 끼워주고...
뚜껑을 완전히 덮습니다.
불은 매우 매우 약하게...
저건 먼지 맞아요.
청소 했습니다. -_-;;
약한 불에서 15분정도 익혔습니다.
얼마나 해야 할지 몰라서 지켜보다가 약간 갈색이 발생하길래 탈 것 같아 불을 끄고 젖가락으로 찔러봤습니다.
밀가루가 묻어나지 않고 잘 익었어요.
결과물은...
결론적으로 실패입니다.
일단 빵틀에서 떼어내고 잘라봤습니다.
전혀 부플지 않은게 보이시죠?
그냥 밀가루 반죽 상태 그대로입니다.
오늘 술빵 만들기의 결과물입니다.
사실 맛은 괜찮았습니다. 술빵처럼 폭신한 맛은 없지만 대신 쫄깃한 맛이 있었구요, 간도 맞고 적당했습니다.
의외로 표면과 가장자리 부분이 바삭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술빵은 아니지요. 술빵구이 정도 되려나요?
어릴적 할머니가 밥 위에 올려 쩌주시던 밀가루개떡이 생각났습니다. 밀가루에 소금만 넣고 밥 뜸들때 얹어 쩌주시던 개떡이 갑자기 먹고 싶어지네요. 저 틀이 있어도 그동안 해먹을 생각은 안했는데 오늘 술빵을 실패하면서 보니 만들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시절 그 맛은 절대 안나겠죠.
오늘의 실패를 통해 몇 가지 결심했습니다.
찜통을 사야겠습니다. 면보도 사야겠고...
저 조리법을 이용해서 몇 가지 재료를 넣어 다른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빵 틀에 붓는 밀가루 양을 줄이고 다른 재료를 넎으면 좀 더 바삭한 뭔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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