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맛간 컴퓨터 수리하기
별 뽀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수리해야지.
지난 토요일 인터넷을 하던 중 컴퓨터가 갑자기 나가버렸다.
당황해서10초 정도 멍하게 있다가 상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선 모니터는 작동상태인녹색이 아닌 전원 관련주황식 점멸등만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본체는전원은 켜져 있었고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불리고 하드디스크와 하드렉 역시
전원이 공급되는 상태임을 알리고 있었디. 기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은 상태...
단순히 다운된 것이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속에 재부팅을 시도했다.
재부팅 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은?.....없다.... 하드도 안돌아간다....
에러를 알리는 비프음도 없다.... 모니터도 안들어온다.... 시모스도 안뜬다...
메인보드의 전원은 들어오고 팬은 돌아가지만 모든 작동은 엄춘 상태이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본체를 열어 하드디스크를 빼냈다.
랜카드와 그래픽카드, 램을 모두 뺀 후 하나식 추가하면서 재부팅을 시도했다.
역시 모든 증상이 같다.
결국 컴퓨터가 완전히 멈춘 것이다.
메인보드가 나갔을 확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혹시 그래픽이나 램, CPU 에러일
수도 있겠지만 메인보드가 강력하게 의심이 된다.
일단 자료라도 살려보자고 마음 먹고 하드디스크를 들고 일요일에 회사에 출근했다.
(일요일에 출근해야 하다니!!! 우리 회사 만세!!!)
회사에서처리할 일을 하고시간 내서 하드디스크를 회사 컴퓨터에 연결해보니
모두 제대로 인식되었다.(USB IDE 어뎁터 사용) 자료는 무사하다는 안도감에 다시
심호흡을 하고 테크노마트의 아는 컴퓨터 가게에 전화했다.
퀵으로 월요일 아침에 보낼테니 컴퓨터 상태를 보고 고장안 부품을 교체해달라고 부탁했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포장하고 퀵을 예약했다.
월요일에 부모님께 발송을 부탁한 후 출근해서업무를 보다가 점심때쯤 컴퓨터 가게에
전화했다. 결론은 역시 메인보드 이상이었다. 바이오스까지 완전히 나간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메인보드 교체하고 구닥다리 그래픽카드(정말 구닥다리다)를 적당한 것으로 교체하고
새 하드디스크 추가를 요청했다.
저녁에 퇴근해서 프로그램 설치하고 나니 잘 돌아간다. (프로그램 설치기는 따로 쓸 예정)
이상의 컴퓨터 고장으로 운송료까지 총 25만원 정도가 들었다.
겸사겸사 그래픽카드 바꾸고 하드디스크 하나 새로 장만했으니 그거 빼면 메인보드는
약 8만원 정도 한 것이다. CPU 소켓이 맞는 메인보드가 이젠 거의 없다나 뭐라나...
어쟀든 나름대로 고생을 해서 컴퓨터를 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다.
내기 직접 살린 건 아니지만...
결국 컴퓨터는 애물단지요 돈먹는 기계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돈들, 옷을 사고 밥을 먹고, 친구들과 만나고, 술도 마시고...
이러면서 쓰는 돈을 생각한다면 그리 큰 비용은 아닐 수도 있다.
그동안 컴퓨터가 나에게 준 편리함과 즐거움, 나름대로 취미와 여가생활 등을
본다면 사용기간 대비 그리 많은 돈은 아니라고 위로해 본다.
그래도 아깝다ㅠㅠ
컴퓨터가 고장나면 무척 당항스럽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배운 점이 있다면...
일단, 고민하지 말자. 결국 고쳐야 쓴다는 점이다.
평상시에 괜찮은 컴퓨터 가게 하나 잘 알아두자. 부품이나 주변기기도 그냥
거기서 사고(많이 차이가 안난다면) 사람도 좀 소개시켜주고....
그렇게 안하더라도 그냥 안면만이라도 터두자.
내 컴퓨터가 고장나면 그냥 맡기자. 뭐 그런 것이다.
그리고 평상시에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잘하자....
그렇다고 컴퓨터 고장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은 없다. 아무리 잘써도 고장날
컴퓨터는 고장난다.
결국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그냥 수리하자는 지극히 당연하고 쓸데없는 말이다.
- 컴퓨터가 잘 돌아가는 기념으로 넋두리 삼아 쓴 수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