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다.
가끔씩 불쑥불쑥 떠오를 때마다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털어버리고 싶은 기억들...
왜 간혹 그런 기억들이 튀어나오는지 신기하기도 하지만 정말 께끗이 지워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한다. 그런다고 없어지는 일도 아니지만 최소한 내가 알지 못하는 일에 책임질 필요는 없으니까.
오늘 같은 날...
중요한 날도 아니고 특별한 날도 아니고 흘러가는 날 중 달랑 하나의 날이건만..
훗날 오늘을 기억하면 또다시 고개를 저어 털어버릴 내가 상상된다.
하루 중 딱 3시간의 기억만 지울 수 있다면...
누군가 죽고사는 일이 천명이라고 햇던가...
좋아하던 이도 아니요 사랑하는 이도 아닌데 이름을 알고 얼굴을 알고 말 좀 나누고 그 사람의 발명품을 사용하고 그 사람의 직장을 알고 그사람의 삶의 작은 부분이나마 알고 잇던 사람이 이제 없다는 것에 문득 한참동안이나 멍해졌었다.
슬픔?
허탈함?
마음속을 휘저어 봐도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쉽사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람이 죽었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도 슬퍼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감정이 진정한 슬픔인지 묻고싶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서... 도저히 모르겠다.
내 감정을 읽어낼 수 없다는 것이 더 충격이 아니었는지...
연이어 또 한사람의 죽음과 또 한사람의 응급실행은 혼란스러움이다.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이 느낌은 절대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것 같다.
지금도 내가 왜 이글을 쓰는지 후회하고 있지만 언젠가 내가 다시 이글을 본다면 그땐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