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그런 단상
[연속 기사 포스팅] 어느 장애인시설에 대한 소고-마지막
은월
2008. 6. 17. 10:38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당시 사회는 광우병 파동과 어린이 성폭생, 살해라는 긴박하고 주요한 뉴스로 가득했었다. 그래서 재호의 죽음은 PD수첩을 제외하고 중앙 언론 어디에도 소개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아이러니이다.
초등학생이 살해되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재발 방지니 치안 강화니 하면서 별의별 논의가 이루어진다. 사회가 자성을 하기도 하고 욕하기도 하면서 한때나마 내 일처럼 아파한다.
그러나, 똑같이 어린아이가 맞고 약물을 강제로 투여당하고 아파서 몸부림치다 죽어갔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다. 그나마 몇몇 사람들이 밝혀내지 않았다면 중앙 언론은 커녕 지방 신문에도 기사 한줄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방송을 본 후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아파할 것인가? 절대 아닐 것이다.
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기에 자신이 입장이 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아이를 시설에 보낸 부모를 욕하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문제를 자꾸 일으키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시설을 욕하게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시설을 관리하지 못한 행정 당국을 욕하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저문제가 속시원하게 해결될 것 같은가? 역시 절대 아니다.
정의로운 마음과 올바른 정신으로 해결하기엔 그 메카니즘 속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월급과 수입과 명예와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있다. 다 먹고사는 문제이다.
두번째 아이러니는 저 시설의 개원식에 참여한 내빈들의 면면과 이를 기사화한 언론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설이나 복지관이나 단체를 소개하면서 복지의 꽃이자 희망이자 정의로운 사람들이 모인 아주 좋은 곳이라는 투로 소개하지만 짧게는 석달, 길게는 3년 내에 그 시설은 악의 온상이나 불법의 천국으로 전락한다. 예전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신문의 지면은 채워야 하니까.
어디서부터 꼬인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나갸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의 생명이 존귀하다는 것을 넘어 모두가 동일한 생명의 무게를 가진 인간으로서 살아갈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그토록 생명 존중을 주장하는 종교인들...
앞장 좀 서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