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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재미있는 것

삼척.... 산과 바다와 강

얼마전에 삼척에 다녀왔다.

얼떨결에 계획에 없던 여행을 하게 되었고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재미있는 추억이었다.

저녁 9시에 삼척역에 도착하고 마중나온 사람의 차를 차고 목적지인 맹방 해수욕장 민박집에 도착했다.바다가 바로 코앞이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수다와 푸짐한 먹을거리로 밤 늦도록 떠들고 났더니 피곤도 잊어버렸다.

일행 중 그 민박집 주인과 아는 사림이 있어서 정말 편하게 모든 시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봐야 수돗가에서 단체로 씻고 푸세식 화장실에 수세식 변기만 올려놓은 화장실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물론 게와 골뱅이는 우리가 돈내고...) 주인장의 마음에 먹는 내내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바닷가에서 뛰어다녔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옷 젖셔가며 아이들처럼 뛰어다녔더니 어느새 옷은 모래투성이가 되고 배고파를 외치며 민박집으로 다시 뛰어가고....

실컷 먹고 삼척 외각의 시골마을(역시 아는 사람의 집...)에 가서 감자와 옥수수 얻어먹고 강에 고기잡는다고 나가서는 또 실컷 놀았다. 어죽을 끓여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고기몰이와 투망을 이용한 고기잡이였지만 어죽은 커녕 피라미 몇마리에 그치고 결국 그냥 풀어줬다. 하긴 고기잡이보다 물장난에 주력했지만...

오후 5시 고속버스로 서울로 올라오면서 잠시 시간이 나서 죽서루에 들렀다. 단아하고 아름다운 곳이었고 영화 '외출'의 촬영지였다나... 그렇다고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죽서루 앞마당(?)에 영화 포스터를 떡하니 걸어놓고 배용준 핸드프린팅은 좀 균형이... 어딘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서루자체는 멋진 곳이었고 봄에 ?떤? 필때나 가을에 단풍 들때 다시가보고 싶어졌다.

죽서루 옆의 박물관을 수박겉?기로 들러보고 아이맥스 영화를 못보여줘서 아쉽다는 이번 여행의 가이드이자 현지 아는사람의 푸념을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서울까지 사정없이 자면서 왔다. 다시 한번 그분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요즘 정말 회사일이 바쁘고 스트레스도 받고 싸우기도 하고 뭔가 안풀려서 속상하고 머리아픈데 그 와중에 이런 추억이 끼어들어서 묘하게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분명 주말동안 일과 씨름하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한다는 스트레스에 짜증만 늘었을 것이다. 일은 좀 밀려서 일요일 밤까지 고생했지만 불평을 할 수 없었다. 소중하고 고마운 추억이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

완전 우리만 전세낸 기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변의 시작점에서...

작은 게와 조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던 바위들...

엄청난 크기의 대게들.

기대했던 대게보다 약간 작았지만 그래도 게살로 배를 채우고 질릴때까지 먹었디.

저렇게 한 쟁반씩 세번은 삶아냈고 남은 것은 다음날 아는 사람에게 분양을....

아깝다... 지금생각하니... (근데 가격은 엄청 쌌다는...)

먹고난 후 껍질 들... 저게 다가 아니었지...

삶아먹은 골뱅이들....

원래 골뱅이가 저렇게 생겼다는 것을 첨 알았다. 바보...

저건 삶아먹은 거고 숯불에 구워먹은 양도 만만치않다.

사실 가리비도 있었는데 미처 사진 찍을 새가 없었다.

이튿날 방문한 마을의 입구.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신기하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산이 보인다.

몇년전에 태풍과 강의 범람으로 이 마을 전체가 잠겼었단다.

고지대 몇집만 빼고...

새로 지은 집들을 보니 축대를 높게 쌓아서 앞에서 보면 약간 이상하다.

그래도 앞으로는 절대 물에 잠기는 그런 사고는 없기를.....

마을 전경.

옥수수 밭이 참 넓다.

결국 집에서 먹으려고 옥수수 주문하고 왔다.

내가 그동안 먹은 옥수수의 맛과는 뭔가 다르다.

첨벙거리며 고기잡고 물장구쳤던 강....

정말 맑고 께끗하고 바다보다 더 차가왔다.

바닥이 온통 돌이라 균형잡기도 힘들었고 발도 아팠지만 정말 시원했다.

몇년전 이 강물이 불어나 위쪽 다리가 유실되는 바람에 새로놓은 것이란다.

물... 무섭다....

삼척은 산과 바다와 강이 함께하는 곳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이 보이고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다.

또 산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 있는 곳...

그저 시멘트만 생산하고 관광지만 존재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바뀌었다.

다음에 시간내서 며칠간 꼼꼼하게 여행해보고 싶다.